요한복음ㅣ믿다 - 알다, 머물다, 사랑하다 (요 12:42-43)

믿다 - 알다, 머물다, 사랑하다 (요 12:42-43)

2026년 6월 7일 주일예배
독일 Ramstein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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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노트 ㅣ 믿다 - 알다, 머물다, 사랑하다 (요 12:42-43)

1.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내가 하나님 앞에서 멸망 받아 마땅한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그런 나를 사랑하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하셨음을 믿는 것입니다. 이 두 사실을 함께 붙들 때, 우리의 신앙은 자기 확신이 아니라 은혜에 대한 응답이 됩니다. 나의 죄인됨에 대한 인식이 클수록 하나님의 은혜에 더 깊이 감격하게 되고, 은혜의 크심을 알수록 내 죄인됨을 더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믿는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를 살펴보려 합니다.

2. 요한복음에는 “믿는다”는 동사가 98번 사용되지만, “믿음”이라는 명사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습니다. 요한에게 믿음은 손에 쥘 수 있는 완성품 같은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예수님을 보고, 그의 말씀을 듣고, 그분과 관계를 맺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반응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에서 “믿는다”는 말은 예수에 대한 긍정적 반응에서부터 영생에 이르는 깊은 사귐과 헌신까지 폭넓게 사용됩니다. 믿음은 예수에 대한 앎에서 시작되지만, 예수 안에 머물고 예수를 사랑하는 자리로 깊어져야 합니다.

3. 요한복음 12장에는 관리들 가운데 예수를 믿는 자가 많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바리새인들 때문에 자신들의 믿음을 드러내어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회당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종교적 불편을 넘어 공동체와 관계망에서 배제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를 믿었지만, 예수 때문에 지위와 인정과 안전을 잃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요한은 그들의 침묵을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다”고 해석합니다. 믿음은 우리가 무엇을 더 두려워하고, 무엇을 더 사랑하는지에서 드러납니다.

4. 요한복음 2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않으셨습니다. 헬라어 원문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었다”는 말과 예수께서 자신을 그들에게 “맡기지 않으셨다”는 말에 같은 동사를 사용합니다. 사람들은 예수를 믿었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신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믿음은 예수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었지만, 사랑과 헌신과 충성으로 깊어진 믿음이 아니었습니다.

5. 요한복음 8장에서 예수님은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미 믿었다고 표현된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다시 “내 말 안에 거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그의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그 말씀 안에 머물려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내 판단과 욕망과 사랑의 주인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예수의 말씀 안에 거하는 대신, 그 말을 취사 선택하여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6. 요한복음의 기록 목적은 사람들이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예수에 대한 정보를 아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믿음은 예수와의 사귐 속에서 그분을 알아가고, 그분의 말씀 안에 지속적으로 머물 뿐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는 생명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요한복음은 베드로에게 던진 예수님의 마지막 질문으로 끝납니다. 주님은 "네가 다른 사람들 보다 나를 더 믿느냐"가 아니라 "네가 나를 더 사랑하느냐"며 그의 사랑을 물으십니다.

7. 요한복음을 따른다면 '나는 예수를 믿는가?'라는 물음은 '나는 예수를 아는가? 그와 사귐이 있는가? 그의 말씀이 내 안에 머무는가? 나는 그의 말씀 안에 거하는가? 나는 예수를 사랑하시는가?'라는 물음과 같은 물음입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주의 물음에 우리가 베드로처럼 "그렇습니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십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생명을 낳는 믿음을 따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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