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흔적과 부활의 영광 (요 20:19-23)
상처의 흔적과 부활의 영광 (요 20:19-23) 2026년 4월 5일 주일예배 독일 Ramstein 한인교회
#부활의몸 #실패 #상처 #영광 #요한복음20장 #램스타인한인교회 #Kaiserslautern #카이저슬라우테른 #Ramstein #홍성일목사 ------- 설교노트 - 상처의 흔적과 부활의 영광 (요 20:19-23) 1. 안식 후 첫날 저녁, 제자들은 유대인들이 두려워 문을 굳게 닫고 한 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바로 그 닫힌 문 안으로 부활하신 예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신령한 몸으로 부활하셨으나, 그 몸에는 여전히 못 자국과 창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은 영광스러운 몸이었으나, 동시에 상처의 흔적을 간직한 몸이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부활절 메시지의 출발점입니다. 2. 상처는 지금도 아픈 것이고, 흉터는 한때 아팠던 것의 흔적입니다. 예수님의 몸에 남은 못 자국과 창 자국은 상처의 흔적입니다. 주님은 친히 상처로 아팠던 흔적을 지닌 분으로서, 지금 배신과 절망의 상처로 아파하는 제자들을 찾아오셨습니다. 비록 고통의 사건은 지나갔지만 그 흔적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주님은 이를 통해 제자들에게 진정한 용서를 건네십니다. 주님의 흉터는 우리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딛고 일어선 회복의 소망을 보여줍니다. 3.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처음으로, 그리고 두 번째로 건네신 말씀은 모두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였습니다. 제자들은 지난 3일 전, 두려움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홀로 두고 모두 도망쳤던 자들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서 세 번이나 그분을 모른다고 부인하며, 관계와 정체와 소속을 모두 저버렸습다. 상처로 아팠던 것은 예수님이었으나, 예수님은 배신의 기억으로 아파하고 있는 제자들을 찾아와 용서와 평강을 선물하셨습니다.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찾아오신 은혜, 이것이 부활의 복음입니다. 4.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장면은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으시던 장면을 상기시키는, 새로운 인류의 창조를 의미합니다. 예수께서 성령으로 빚으시는 새 사람은 상처 없는 완벽한 자가 아니라, 용서를 아는 자입니다. 첫 사람 아담은 실패의 기억이 없는 자로 지어졌으나, 예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 낳으신 자들은 실패의 흔적을 지닌 자들입니다. 그 흔적을 지닌 자이기에, 용서의 은혜가 얼마나 귀한지를 압니다. 실패의 흔적을 지닌 몸이 오히려 새 창조의 영광을 드러내는 몸입니다. 5. 네 복음서가 모두 기록할 만큼, 베드로의 부인은 잊을 수 없는 고통의 사건이었습니다. 닭이 울던 그 새벽,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은 베드로에게 평생의 상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그 소리는 더 이상 그를 옭아매는 정죄감이나 수치의 신호로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 치명적인 배신조차 품어주신 주님의 압도적인 은혜를 떠올리게 하는 감격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6. 완전히 죽지 않으면 부활은 없습니다. 우리는 실수와 실패를 스스로의 성공 스토리로 마무리하고 싶어 하지만, 영광은 그렇게 오지 않습니다. 베드로의 삶의 반전은 그 자신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왔습니다. 상처의 흔적을 지닌 부활의 몸은 부끄러운 몸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에 진정으로 영광스러운 몸입니다. 교회는 이런 상처와 실패의 흔적들을 품고 있는 자들이 함께 모인 공동체입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 안으며, 상처의 흔적을 지닌 부활의 날을 소망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부활절의 부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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