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영광과 평화 (눅 2:14)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영광과 평화 (눅 2:14)

2025년 12월 25일 성탄절 예배
독일 Ramstein 한인교회 홍성일 목사




설교노트 -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영광과 평화 (눅 2:14)

1.
예수께서 태어나시던 밤,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 앞에 천사들의 무리가 나타나 하나님을 찬송하였습니다. 그들이 부른 찬양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가운데 평화”라는 노래였습니다(눅 2:14). 이 찬양은 성탄 사건을 해석하는 열쇠를 제공합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과 함께,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지고 평화는 사람들 가운데 주어졌습니다. 성탄은 단순한 탄생 이야기가 아니라, 영광과 평화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밝히는 사건입니다.


2. 로마 제국에서 ‘영광’과 ‘평화’는 황제와 긴밀히 연결된 개념이었습니다. 로마는 자신들이 이룬 질서를 ‘팍스 로마나’라 부르며, 황제가 평화를 가져왔다고 자랑했습니다. 아우구스투스는 “내가 땅과 바다에 평화를 이루었다”고 선언했고, 속주들에서는 그의 탄생을 ‘복음의 시작’으로 선포하는 비문까지 세워졌습니다. 이처럼 로마 세계에서 평화는 황제의 업적이었고, 영광은 황제가 취하는 몫이었습니다. 그러나 성탄의 찬양은 이 익숙한 질서를 정면으로 뒤집습니다.


3. 천사들은 평화를 노래하면서도, 그 평화의 공로를 어떤 인간에게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찬양의 첫머리는 분명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영광은 오직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돌려질 때에만, 이 땅에 참된 평화가 자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영광을 스스로 취하려는 순간, 평화는 구조적으로 깨어집니다. 이 땅에 평화가 없는 이유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이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4. 예수님은 영광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이었지만, 그 영광을 움켜쥐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비워 우리와 같아지셨고, 우리보다 더 낮은 자리로 내려오셨습니다. 구유에서 시작된 예수님의 삶은 십자가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영광은 더 높아지는 데서 나오지 않습니다. 더 많이 붙잡는 데서도 나오지 않습니다. 영광은 자신을 내어주고 비울 때 드러납니다.


5. 천사들의 찬양은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에게 평화가 임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찬양을 들은 이들은 누구였습니까? 율법을 엄격히 지키던 쿰란 공동체가 아니라, 들판의 목자들이었습니다. 당시 목자들은 종교적·사회적으로 주변부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누구도 그들을 하나님의 기쁨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바로 그들에게 자신의 영광의 빛을 비추시고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들려주셨습니다.


6. 우리는 흔히 잘해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자격을 갖추어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성탄의 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나님은 아무 소망 없어 보이던 목자들을 기뻐하셨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우리 역시 그렇게 부름을 받아 하나님의 영광을 알게 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성탄절은 내가 영광을 얻으려 애쓰는 날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 내려오신 하나님의 영광을 기뻐하며 찬양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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