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주일 - 구유에 누이신 하나님의 아들 (눅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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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주일 - 구유에 누이신 하나님의 아들 (눅 2:1-12)
#구유 #성탄절 #목자 #누가복음2장 #빈방없습니다 #램스타인한인교회 #ramstein #kaiserslautern #카이저슬라우테른 #홍성일목사 #한인교회 ---- 설교노트 - 구유에 누이신 하나님의 아들 (눅 2:1-12) 1. 우리는 성탄을 흔히 ‘빈방이 없어 거절당한 밤’으로 기억해 왔습니다. ‘빈방 없습니다’라는 성탄절 연극에서 요셉과 마리아는 냉정하게 외면당한 부부로 등장합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의 낮아지심과 세상의 냉혹함을 설명하는 데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누가복음 본문 자체는 성탄의 밤을 그렇게 묘사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거절의 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삶의 자리로 들어오신 밤을 전합니다. 2. 누가복음은 예수의 탄생을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호적 명령에서 시작합니다. 모든 사람을 고향으로 이동시키는 황제의 명령은 권력의 통제 수단이었습니다. 그 명령으로 요셉과 마리아는 나사렛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향하게 됩니다. 배가 많이 부른 마리아와 함께한 이 여정은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강제된 이동을 통해 메시아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리라는 미가의 예언이 성취됩니다. 인간의 권력은 자기 목적을 위해 명령했지만, 하나님은 그 길을 자신의 약속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3. 우리는 흔히 요셉과 마리아가 여관 주인에게 매몰차게 거절당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본문에 등장하는 ‘여관(카탈뤼마)’은 상업적인 숙박 시설이 아니라 일반 가정의 ‘손님용 객실’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베들레헴과 같은 작은 농촌 마을에 상업적 여관이 있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객실에 머물 곳이 없었다’는 말은 호적을 위해 내려온 사람들로 인해 손님을 위한 공간이 이미 가득 찼다는 의미입니다. 그로인해 요셉과 마리아는 밖으로 내몰린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집 안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4. 당시 가난한 농촌 가정은 하나의 공간에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과 가축은 집 안에서 공간을 나누어 함께 지냈습니다. 출입구 쪽 낮은 공간에는 밤이 되면 가축을 들여 재웠고, 안쪽 높은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생활했습니다. 그 두 공간의 경계 지점에 가축의 먹이를 담아 두는 구조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구유’였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집 밖으로 쫓겨난 것이 아니라, 가족들의 생활 공간 한가운데로 받아들여졌던 것입니다. 5. 누가는 예수의 탄생을 전하며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졌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천사들은 들판의 목자들에게 아기가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목자들은 종교적,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이라 만일 예수님이 화려한 요람에 누워 계셨다고 했다면 목자들은 감히 그분을 뵈러 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농가에, 그중에서도 그들에게 익숙한 구유에 구원자가 뉘어 있었기에 그들은 주저 없이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구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어디에서 만날 수 있는지를 알려 주는 표징이었습니다. 6. 세상의 구원자라고 스스로 말했던 아우구스투스는 지금 로마 황실에 머물며, 화려한 왕궁의 대리석 침실에서, 비단 이불을 덮고 잠을 잤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은 아마도 4월의 봄바람이 들어오는 허름한 농가, 짐승과 사람이 뒤섞여 자는 그 좁은 방 한칸을 택하여 찾아 오셨습니니다. 황제는 인구조사를 통해 사람들을 줄 세우고, 통제하지만, 아기 예수님은 좁은 방에서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고 그들과 체온을 나누십니다. 이것이 성탄을 맞아 우리가 들어야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 7.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은 깨끗하게 정리된 손님용 방이 아니라, 지지고 볶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공간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을 미워하기도 하고, 돈 때문에 걱정하며 잠못이루고, 은밀한 죄를 짓기도 하는, 냄새나고 복잡한 전쟁터 같은 그곳,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마음을 겨우 붙잡고서, 남들에게 말 못 할 아픔을 가진 채 사는 바로 그곳에 주님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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